[Fiction] Smells like Satoshi spirit 1부(5부작) // 사토시 영혼의 냄새가 나(1/5) v1.5

<1>
  "으으음,,,"

  죠셉은 괴로움에 신음하며 힘겹게 잠에서 깨어났다. 단순 숙취때문일까 아님 한때 잘 나갔던 시절이 떠오른걸까. 여튼 지금은 주체없이 술을 마신 어제의 자신이 야속하기만 할뿐이다. 침대에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보니 숙취때문에 괴로운게 아니란걸 증명하는 듯 과거 자신의 특종 기사가 방바닥에 누워 그를 반겼다.

  「사토시 나카모토들의 연쇄살인범, '사토시 나카모토'」


  냉수를 벌컥 마시고나니 어젯밤 기억이 군데군데 찟긴 필름처럼 날듯말듯한다.

  "사토시 나카모토..."

  이미 꽤 지난 일이라 대중들에게 잊혀졌지만 돌이켜보니 죠셉은 차라리 그 스캔들이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2009년 초 비트코인을 출시한 사토시는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화폐수단과 금융체제의 씨앗을 세상에 심고 도중에 사라진다. 그가 사라지면서 비트코인은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가 했지만 그것의 가능성을 본 이들은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응용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었고 비트코인은 더욱 더 그 가치가 높아졌다. 그 덕분에 비트코인은 어느 순간부터 기존의 주요 금융권도 무시하지 못하는 영향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하며 유명세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주장에 근거하면서 사토시가 드디어 세상에 나타났다고 스스로 외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식상해질뿐 진짜 사토시의 출현에 갈증만 더해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사토시라고 우기는 자들이 쥐도새도 모르게 살해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만 해도 열혈 청년이었던 죠셉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광팬인지라, 개인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소위 '사토시 연쇄살인'에 대하여 상당한 흥미가 생겼고 기자로서도 뭔가 큰 일을 낼수 있을것만같은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그 촉이 정말 현실이 되었다.

  '띵똥~ 띵똥~'

  "선배, 집에 계세요?"

  어제 술 상대가 되어준 후배 헨리가 초인종을 누르며 불러댔다.

  "선배, 안에 있어요? 혹시 나쁜 생각 한거 아니죠??

  '쾅, 쾅, 쾅'

  헨리는 답답한듯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문 부서진다. 나간다 나가"

  죠셉은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태연하게 문을 열어줬다.

  "아, 선배~ 전화도 안 받고 뭐하고 있있어요?"

  "뭐했을것 같냐"

  "응? 지금까지 잔 거에요? 난 또,,, 뭔일 생긴지 알았네"

  헨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선배가 종종 우울해하기도 했고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왠지 걱정되는 마음에 아침부터 달려왔다. 그런데 고마워하기는 커녕 귀찮아 하다니, 이젠 익숙해질만도 한데 이 선배에게 여전히 섭섭하다. 그런데 집안으로 들어가던 헨리는 방바닥에 나뒹구는 오래된 기사를 봤고, 갑자기 선배의 처지가 짠해졌다.

  "선배, 집에만 있으면 우울하니 바람도 쇨 겸 뭐 좀 먹을겸 밖에 나가게요"

  "..."

  "아, 어서요~"

  헨리가 집밖으로 끌어내려하자 죠셉은 못 이기는 척 현관문을 나섰다.

  여느 때와 같이 평범해 보이는 하루지만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었다. 사회, 경제, 국제 등 다방면에서 있어 전세계는 새로운 파도에 출렁거리고 있었고 특히 경제금융분야에서의 혁명이 돋보였다.

  2009년 비트코인의 등장은 기존에 존재하던 달러, 유로, 엔 등의 신용/법정화폐의 위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주요 국가들의 정부와 중앙은행들, 심지어 대기업들까지 비트코인의 성장세를 지켜면서도 그것을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금융시대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노력이 어느정도 성과가 보이자,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의 성장이 그치고 이후 거품이 꺼지길만을 기다렸으며 실제로 거품이 빠지는데에 비밀리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그게 정말 주효한걸까, 지속 우상향하리라던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어느 시점부터 암호화폐의 전체 시총과 시세가 빠지면서 주요 국가들은 그간 숨겨온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역대 최대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비트코인은 여러 이유들이 엉키면서 서서히 '영광의 하산'을 하게된다. 그 과정에서 일명 '토큰패권주의'에 가장 먼저 치고들어온 국가는 다름아닌 바로 중국이었다.

  아침 겸 점심을 먹기로 한 죠셉과 헨리는 자주 가는 식당에 늘 지정석처럼 앉는 구석자리에 자리잡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중국이 참 영약했던것 같아요"

  헨리는 주문한 메뉴를 기다리면서 뭔가 생각난듯 내뱉었다.

  "뭐가...?"

  죠셉은 관심없다는 듯 창밖을 바라보며 답했다.

  "아니, 국가차원에서 암호화폐를 그렇게 단속하던 중국이 중앙은행을 전면에 내세워 국가토큰을 발행한 건 지금 봐도 놀라운것 같아요. 특히 흥미로운건 합의방식이름을 'One-BTF'라고 짓고 분기가 절대 발생하지 않게끔 섥했다는 점이에요. 그들의 이데올로기인 '하나의 중국'을 합의방식에까지 노골적으로 표현한것 같은데, 탈중앙화 블록체인에 중앙화 기치를 담으려는 그들이 참 무섭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한것 같아요"

  "듣고 보니 그렇네"

  죠셉은 살짝 관심이 생기는 듯 주문한 식사를 맞이하며 시크하게 말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건 토큰명이 'ONE'이라는 점과 그것의 발행량이 15억개라는 거에요. 비트코인이 역대 전고점을 향한 상승랠리가 이어질 때, 중국이 자국 인구에 맞게 발행량을 정한것 같은데, 이게 인민 한명당 토큰 1개꼴인거 보면서 중국 사회주의 특색이 묻어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게 볼수도 있지. 아닌게 아니라 과거 덩샤오핑이 강조한 중국의 사회주의에는 공산당 주체하에 모두가 부유해지는 것이 포함되어있는데, 겉으로는 인민에게 1개꼴로 돌아갈수 있다는 것을 어필하면서도, 속으로는 수치적인 마케팅을 지렛대로 네트워크 주도권를 통제하면서 현실세계처럼 기득권들이 다 해먹겠다는 거 아니겠어. 중국이 과거부터 아닌척 하면서 블록체인 연구에 목멘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거지"

  죠셉은 이제야 정신이 들어 헨리의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

  "오~ 그럴듯한데요. 선배 아직 살아있는데요. 아무튼, 미국을 넘는 세계패권국가로 부상하려던 중국이 겉으로는 과거 무역분쟁때 미국에 치이고 내전에 흔들려 국가적 위기를 수습하면서도 뒤에서는 얼마나 이를 갈고있었을까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것 같아요"

  "그런의미에서 보면 미국 역시 미국다운 방식으로 토큰경제를 받아들였고 그걸 토큰경제민주주의로 승화했다고 볼수있지"

  "그러니깐요. DPos-BTF 합의방식으로 국가토큰을 발행하고, 각 주에 검증인을 두어 총 50개의 검증인이 생겼죠. 그렇게 설계하여 각 주마다 고유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면서도 각 검증인들 간 선의의 경제를 통해서 각각의 지역브랜드의 위치도 가늠할수 있고요. 대박인건, 미국 대선을 포함한 각종 선거때도 미국 특유의 선거인단 투표를 검증인체제에 그대로 반영하여 전자투표를 도입한 것도 신선했고요"

  "그게 다 처음에는 선거자금조달 편의성이라는 우연때문이지 않았을까. 자기 주머니에서 정치후원금 내는 것보다 암호화폐를 내는게 편하고, 더욱이 그 당시에는 코인시장이 지속 상승장이어서 토큰모금이 현금모금보다 더욱 수월한 점도 있었지. 그걸 제대로 간파한 눈치백단 정치인들이 타이밍을 잘 잡았고, 심지어 그렇게 선출된 대통령이 암호화폐에 우호적이던 의회와 맞장구치면서 아예 경제시스템을 토큰화시킨거고. 그뿐만 아니라, 거기에 달러를 찍어내던 미연준(FRB)도 기존의 권한을 유지한다는 조건하에 행정부와 의회랑 결탁했을거고. 결국엔 힘없는 서민들만 혁신이 만능인것처럼 좋아하다가 손가락만 빨게되는거 아니겠어"

  "흠,, 결론이 그렇게 나는건가요.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그래도 서민들은 새로은 토큰경제가 태동한 덕분에 기본소득제(Basic income)가 도입되었다고 좋아하던데요. 또다른 4차산업혁명인 인공지능이 보편화되면서 우리의 일자리부터 위협당하기 시작했죠. 기존 산업혁명때처럼 새로운 기술로 인해 그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거라 예상했지만, 이번 산업혁명부터는 그 선례가 완전 빗나갔고 양질의 일자리는 커녕 전체 일자리가 줄어들어버렸죠. 그런 분위기에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과거 기본소득제의 문제인 세수부족과 배분의 어려움을 주요 국가들의 정부와 당국이 블록체인기술과 암호화폐 발행으로 해소해버렸죠. 이래저래 새로운 세상이 열린것 같아요"

  "그러고보면, 그 덕분에 사람들이 기본소득에 충분히 만족하고 진정 원하는 활동을 하는 성숙한 사회가 존재할수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국가차원에서 기본소득으로 쓰이는 토큰의 활용처가 빠른시일내 많이 구축되었지. 핵심은 정부와 당국이 기본소득토큰의 정책방향을  보유가 아닌 활용에 잡았다는 점인데, 현재까진 성공적인것 같아"

  "네 맞아요. 저번에도 같은 얘기한것같은데, 시의적절한 기술과 정책이었던 것 같아요"

  죠셉은 자신의 엄청난 통찰력과 식견에 놀라는 후배를 보며 으쓱하긴 커녕 오히려 불쾌하다는 듯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식사를 마쳤다. 예전같았으면 그저 아무렇지 않게 들었을 말이겠지만 지금은 한물간 사람에게 칭찬은 사치라고 생각하기에 마냥 받아줄수 없었다.

  "사토시 스캔들,,,"

  죠셉은 한숨쉬듯이 작게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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